왕좌의 게임 중인 세계 최고 부자의 자녀 교육법은?

Prologue Questions

  • 나는 기업의 지속가능성을 위해 후계자나 후임자를 어떤 기준으로 선발해야 하는가?
  • 선정된 후계자는 디지털 세상에서 기업을 이끌어 나갈 어떤 역량을 준비하고 있는가?
  • 나는 선정된 후계자에게 Up-skill과 re-skill 계발 기회를 체계적으로 제공하고 있는가?
  • 선정된 후계자는 역량 향상과 계발을 극대화하기 위한 멘토나 코치를 만나고 있는가?

The Great Leadership (T.G.L) “창업자의 가장 중요한 리더십 – 후계자 육성과 선정”

최근 루이뷔통, 티파니, 불가리, 크리스챤 디올을 비롯한 50여개의 명품 브랜드를 소유한 글로벌 명품 파워하우스 LVMH(MOET HENNESSY.LOUIS VUITTON) 그룹의 창업자이자, 회장 겸 최고경영자 베르나르 아르노(Bernard Arnault)가 최근 한국을 방문, 여러 기업 총수들과 회동을 하여 그의 영향력을 보여주었다. 프랑스에서 태어난 기업가인 그는 현재 세계 최고 부자이며 명품업의 수장 격이니 국내 재벌들과 자녀들이 그와 만나고 싶어 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베르나르 아르노(74) 루이뷔통모에헤네시(LVMH) 회장 / 출처 로이터=연합뉴스

금년 74세인 그에게는 다섯 명의 자녀가 있다. 아르노 회장은 이 다섯명의 자녀들과 매달 한번 LVMH 본사의 식당에서 한시간 반 동안 점심 식사를 한다고 한다. 아르노 회장은 식사 중 아이패드를 꺼내 열고 미리 준비한 회사 경영 문제나 기회에 대해 질문한다고 한다. 자녀들은 돌아가며 이 질문에 의견을 표하거나 아버지에게 조언을 하는 시간을 갖는 것이 점심 시간의 진정한 의미라고 한다. 다섯 자녀들은 모두 여러 계열사의 경영진으로 참여하고 있다. 아직 후계자가 정해진 바가 없으니 이들은 아직도 후계자 수업 중에 있는 셈이고 한달에 한번 같이 하는 점심도 이런 수업과 테스트 과정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아르노 회장은 그룹 회장과 최고경영자 은퇴 연령을 최근 80세로 연장했다. 즉 그는 당분간 은퇴할 생각이 없고 앞으로 6년간 다섯 자녀를 시험하고 관찰할 시간을 번 셈이다. 그룹의 후계자는 실력과 능력을 기준으로 할 것이라고 말하고 있지만 누가 그 사람인지는 알려진 바가 없다.   

가운데 아르노 회장-엘렌 메르시에 아르노 부인, 왼쪽부터 알렉상드르, 프레데릭, 장, 델핀, 앙투안 / 출처 AP 통신

1794년에 설립된 프랑스 명문 대학인 에콜 폴리테크니크를 졸업한 아르노 회장은 자녀들의 교육, 특히 수학적 역량을 가장 중요시하여 바쁜 일과 중에도 어린 자녀들의 학업 역량에 큰 관심을 보여왔다고 한다. 수많은 인수와 합병 전략으로 기업 제국을 이루었으니 그가 수학적 계산 능력을 중요시하고 하는 것은 당연할 수 있다. 아르노 회장은 노련한 베테랑 전문경영인들에게 자녀들의 경영 역량을 높이는 역할을 부여하고 활용해 왔다고 한다. 올 해 크리스찬 디올의 CEO로 임명된 아르노 회장의 장녀, 델핀 아르노(Delphin Arnault)조차도 어려서부터 이런 전문 경영인들이 항상 옆에서 지켜 봐주고 가르쳐 주었다고 말할 정도다.

다섯명의 자녀 중 한 명을 본인의 후계자로 지명하고 나머지 자녀들이 화목하게 방대한 글로벌 명품 파워하우스를 이끌도록 해야 할 임무를 맡기는 일은 결코 쉬운 일은 아니다. 더군다나 프랑스의 연금 개혁 등으로 부의 편중에 대한 사회적 시각이 호의적이지 않은 상황이 때문에 더 그러하다. 아마도 아르노 회장에게는 창업보다도 더 어려운 결정을 6년 안에 해결해야 할 큰 과제가 놓여 있다고 할 수 있다. 세계 최고의 부자에게도 큰 고민거리가 있음에 보통 사람들은 약간의 위안을 받을 수 있을지 모를 일이다.


LVMH와는 다른 후계자 육성과 경영 방식으로 매우 다른 결과를 보여주는 미국의 기업이 있다. Bed Bath & Beyonds Inc. 라는 이름이 의미하듯이 각종 침구 류, 욕실 제품, 주방용품을 판매하는 미국의 대표적인 홈 리테일러 이야기다. 1971년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두 사람에 의해 창립된 이 회사는 한때 1,000개 스토어 체인으로 성장했지만 현재 현금이 고갈되 급기야 최근 법원에 Chapter 11 (우리나라 법정관리와 유사: 저자 주)을 신청했다.
이 창업 동업자들은 사업을 시작하면서 본인들의 자녀들이 회사에 일할 수는 있지만 경영진으로 일하는 것은 금지시켰다고 한다. 본인들 자녀들이 능력보다 혈통으로 회사의 중요한 자리를 차지하는 것이 다른 직원들에게 미칠 부정적 영향을 염려한 결정이었다고 한다.

Bed Bath & Beyonds 매장 사진 / 출처 게티이미지

이 회사는 전통적으로 마케팅보다는 할인 쿠폰을 도입해 충성 고객층을 만들었고 스토어 내부 동선의 섬세한 설계를 통해 고객들이 들어와 나갈 때까지 모든 상품에 노출되어 구매를 유도하는 등 당시로서는 혁신적인 운영을 도입했었다. 하지만 월마트나 타겟 등 대형 리테일러들이 같은 제품을 할인해 팔게 되면서 업계의 경쟁이 심화되었고, 특히 온라인 리테일링의 웨이브를 타지 못함으로써 쇠락을 길을 걷게 된다.
이 과정에서 신규 액티브 투자가들이 이 두명의 창업자들을 이사회에서 축출하고 신임 최고경영자를 외부에서 영입하여 반전을 모색했다. 영입된 최고 경영자는 이익 극대화와 경비 절감을 위해 오랫동안 발행해 온 쿠폰을 중단하고 자체 브랜드 제품을 출시하는 결정을 내렸다. 투자가들 기대에 부응하기 위한 단기 수익 창출을 위한 경영 전략을 선택한 것이다. 이런 전략적 선택은 고객들의 발길이 줄게 만들었다. 이 기업은 많은 리테일러들이 그러하듯이 역사의 한 페이지로 기억될 운명을 가고 있다.
이제는 80대와 90대가 된 두명의 창업자들은 이 기업의 성장과 몰락을 지켜본 소회를 다음과 같이 말했다. “우리는 좀더 빨리 온라인 판매 전환 웨이브를 탔어야 했어요. 또 좀 더 일찍 내부 후계자에게 경영 바통을 물러주어야 했습니다.”


글쓴이 : 김종식, Ph.D.
· 기계공학박사, Purdue University (USA)
· 現, M3SEN 기술경영 사장 / H Alliance Co., Ltd. 자문의장
· 前, 타타대우상용차㈜ 대표이사 사장
· 前, 커민스엔진 아시아 총괄 사장 & 커민스코리아 대표이사 사장
· 前, 주한 인도상공회의소 초대회장 역임 / 한국외국기업협회(FORICA)회장 역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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