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이면 찾아오는 면담 공포증

Prologue Questions

  • 당신은 어떻게 팀원들에게 피드백을 주는가?
  • 당신은 어떻게 상사의 피드백을 받아들이는가?
  • 피드백이 피드포워드가 되려면 당신의 관점을 어떻게 바꾸어야 하는가?

The Great Leadership (T.G.L) “직장인이 피하고 싶은 것 → 상사와의 피드백 세션?”

직장인들은 대부분 성과에 대한 피드백(Feedback)을 받아 보았거나 주었을 것이다. 피드백 세션은 주는 사람이나 받는 사람에게 즐겁거나 편하기 쉽지 않은 자리가 된다. 특히 본인은 평소 일을 잘 하고 있다고 확신하는 팀원에게 그런 생각이 틀렸다는 피드백을 주는 일은 팀장에게는 당연히 뒷맛이 좋지 않거나 힘든 일이 된다. 더군다나 구체적으로 왜 그런 피드백을 주는 가를 따지고 들거나 수치화나 객관적인 잣대를 요구하는 팀원들을 만나면 한마디로 골치거리가 되거나 관계가 나빠질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다 보니 피드백 세션은 두리뭉실한 좋은 이야기로 과대 포장되거나 반대로 아주 비판적이거나 부정적인 분위기로 진행되기도 한다.

© mkvandergriff, 출처 Unsplash

특히 연말 행사처럼 이루어 지는 피드백 세션 과정은 분기별 세션 과정에 비해 효과적이고 건설적인 소통이 힘들다. 기억의 정확도는 당연히 시차와 보존의 가변성 때문에 달라지기 때문이다. 어린아이가 잘하거나 잘못된 행동을 하는 것을 보면 바로 그 자리에서 칭찬해 주거나 주의를 주어야 하는 이유와 근거가 바로 여기에 있다. 한참 시간이 지난 다음 과거 좋지 않은 기억을 되살려 이야기하려는 사람과 건설적인 대화를 할 수 없음은 우리가 일상적으로 흔히 경험하는 일이다. 하지만 이런 상식이 직장에서는 오히려 제대로 통하지 않는 아이러니를 보게 된다.

일부 기업에서는 이런 ‘피드백’의 한계를 인식해 새로운 용어와 프로세스를 만들어 시도하고 있다. 바로 ‘피드포워드(Feedforward)’다. 말 장난이나 수사적인 표현으로 보일 수 있음에도 이런 생각은 지금까지의 피드백이라는 개념이 너무 과거 지향적인 성과나 행위에 초점에 맞추어져 있기 때문에 만들어졌다. 디지털 시대의 속성 중의 하나인 급격한 변화와 불확실성에 대처할 수 있는 미래형 인재화나 계발 과정이 필요한 시점에서 과거 기반의 피드백은 스스로 그 한계점을 드러내고 있다는 시각이기도 하다.

피드포워드라는 단어의 의미대로 팀원들이 향후 어떤 일을 어떻게 더 잘 할 수 있게 만들어 줄 수 있을까에 초점을 두게 된다. 즉 팀원의 잠재력을 인식하고 향후 탁월한 성과를 달성하도록 만들어 주는 열정이나 새로운 관점등에 좀 더 큰 관심을 두자는 사고의 프레임을 의미한다고 볼 수 있다. 사실 이런 프레임은 위대한 리더십의 본질과도 그 맥을 같이 한다.

일부 기업에서는 또 ‘평가(Review)’라는 용어대신 ‘연결(Connect)’이라는 용어를 사용한다고 한다. 평가라는 용어는 상하 관계나 평가자와 피 평가자라는 대립적인 관계에 대한 뉴앙스가 잠재되어 있기 때문이다. 이런 관계의 프레임을 팀장과 팀원 간의 연결 고리를 강화하는 기회로 활용하자는 의미다. 일에 대한 평가 보다는 일이나 목표에 대한 일치된 관점, 즉 얼라인먼트(Alighnment)가 중요하다는 의미 라고도 할 수 있다. 이 또한 리더십의 본질적 속성 중 하나다.


다국적 글로벌 기업인 아스트라제네카는 2020년부터 이런 조직 경영 철학을 반영하여 연례 평가 제도를 폐기했다. 대신 분기별 ‘점검(Check-in)’이라고 부르는 세션을 통해 팀장과 팀원 간의 솔직한 대화를 통해 ‘피드포워드’와 ‘성과 발전’을 논의하도록 장려한다. 이 회사의 인재 계발 담당 중역은 “직원들은 매니저가 피드백을 주겠다는 말을 듣는 순간 매우 방어적인 행동을 한다”고 믿는다. 이런 조직 행동 인식을 바탕으로 새로운 제도를 도입했다고 한다.

또 다른 글로벌 기업인 마이크로소프트에서는 전통적인 피드백이라는 용어 대신에 ‘관점(Perspective)’라는 용어를 사용하도록 한다. 본인의 생각과 다른 또 다른 관점이 있을 수 있다는 사실을 좀 더 객관적으로 받아들이기 쉽도록 하자는 시도로 보인다. 또 익명의 평가제를 폐기하고 실명 평가제를 채택했다. 사실 익명 평가제는 도입 의도와는 달리 피 평가자를 혼란스럽게도 만들고 평가 자체의 신뢰도를 저하시키거나 폄하하게 만드는 부작용을 유발해 왔다. 이런 부작용은 우리가 흔히 보는 SNS의 익명 댓글의 신뢰도나 객관성의 결여와 크게 다르지 않기 때문에 올바른 결정으로 보인다.

© m_az, 출처 Unsplash

사실 피드백이나 피드포워드라는 용어를 넘어 중요한 시사점은 이런 세션이나 프로세스가 무엇을 위한 것인가이다. 오래 전 일이지만 필자가 미국에서 박사 과정에서 한 교수가 준 피드백은 정말 큰 영향을 주었다. 돌려받은 시험 답안에 ‘Excellent!’라는 한 단어와 함께 100점 만점에 102점이 분명히 적혀 있었다. 그때까지 100점이 최고의 표시로 알고 있었던 필자에게 이 답안지는 문화적 충격일 수밖에 없었다. 수업 후 그 교수를 찾아가 다시 한번 이 점수가 실수가 아니라는 사실을 조심스럽게 확인하려는 필자의 복잡한 생각과 표정을 읽은 그 노교수는 다시 한번 “정말 잘 했네”라는 간단한 말로 이 점수가 결코 실수가 아님을 확인해 주었다. 그 교수의 진정의 메시지는 “자네에게서 잘 해낼 잠재력을 보았다네” 였을 것이라 생각했다.

그렇다. 그 교수의 피드백은 아주 간단 명료한 표현이었지만 자신감 결여에 시달리던 필자에게는 정말 큰 힘이 되었다. 필자는 지금도 탁월한 학생들에게는 100점에 가산점을 준다. 그리고 그 교수가 나에게 주었던 것과 같은 간단한 피드백을 준다. 비록 학교의 학사 관리 자동 시스템이 학점 점수는 100점을 넘으면 에러라고 친절하게 지적해 주기 때문에 강제로 점수를 100점으로 수정해야 되더라도. 피드포워드라는 단어도 존재하지 않았던 그 시절, 호프만 박사라는 이름의 교수의 피드백은 이렇게 건설적이고 긍정적인 미래 지향적 영향을 미칠 수 있었다. 그는 교수이면서 훌륭한 리더였다.


글쓴이 : 김종식, Ph.D.
· 기계공학박사, Purdue University (USA)
· 現, M3SEN 기술경영 사장 / H Alliance Co., Ltd. 자문의장
· 前, 타타대우상용차㈜ 대표이사 사장
· 前, 커민스엔진 아시아 총괄 사장 & 커민스코리아 대표이사 사장
· 前, 주한 인도상공회의소 초대회장 역임 / 한국외국기업협회(FORICA)회장 역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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