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두진
AHN Doo-Jin
안두진 작가는 홍익대학교와 동대학원에서 회화과를 졸업하였다.
중앙미술대전 신진작가 수상 이후, 경기문화 재단 및 비영리 대안공간에서도 개인전을 열었으며, 미국 영화감독이자 세계 미술계 주요 컬렉터 중 한 명인 올리버 스톤 컬렉션에 작품이 소장되어 있다.
안두진 작가는 “이마쿼크”라는 본인만의 가설을 기반으로 한 회화작품에 몰두하고 있다. 이마쿼크(Imaquark)는 이미지(Image)의 ‘Ima-‘와 복합소립자를 뜻하는 ‘Quark’의 합성어로 이미지의 최소단위를 뜻한다. 즉, 이미지의 최소단위를 설명하기 위해 만들어진 단어로 자연의 미시세계의 추상적 개념을 미술적으로 전환하기 위해 만들어진 개념이다.
그의 회화는 작가의 주관적인 생각이나 의도를 최대한 배제하고, 이마쿼크들의 움직임이 만들어내는 이미지의 발생과정을 보여주고자 노력한다. “그림을 그리는 작가”는 물감을 캔버스에 옮기는 역할만을 수행할 뿐, 그림은 이마쿼크들의 이동들로 스스로 그림이 되어지는 것이다.
그의 작품은 분절된 단위들이 예측할 수 없는 방식으로 주어진 공간을 점유함으로서, 그것들이 뒤덮은 표면은 기이한 아우라를 발산한다. 단청이나 탱화같이 서로 부딪히면서 강하게 튀는 색배열은 동서양의 범종교적인 도상의 집합체같은 양상이 있다.
작가의 가장 큰 특징은 1호 붓으로 형광 물감부터 특정 색상의 물감까지 수도승의 자세처럼 붓질로 완성된 작업들이다. 그는 그림 도처에 전통 회화에서는 결코 추천되지 않는 형광색을 과감하게 사용했다. 이마쿼크라는 관념을 색채에 적용하는 과정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그의 학자적 진지함에 혀를 내두르게 된다. 색채상의 이마쿼크를 실험하기 위해 그는 모든 물감을 사다가 병치혼합을 해보았다. 형광색은 화면을 촌스럽게 만들었으며 전통적인 공간을 어그러뜨려 깊이감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돌출하는 것 같은 느낌을 만들었다. 이를 통해 한층 더 풍성해지고 입체적인 공간감을 볼 수 있다. 작가는 “어떤 의미를 부여하는 것이 아니다. 매일 그리면서 그리는 방법에만 집중한 것이 오늘에 이르렀다”고 말한다.
작가는 작업초기부터 이 세상의 모든 비밀을 자신만의 언어로 바꿀 수 있는 그만의 체계를 지니며 이 세상의 창조 과정, 문명세계의 현상들과 같은 역사 속에서 경험된 신비한 주제들을 자신만의 특별한 시각의 언어로 풀이하여 예술로 승화시키고 있다.
“나만의 언어를 새로 만들자고 생각했습니다.
회화의 최소 단위인 점, 선, 면보다 더 최소 단위를 만들어서
근원으로 돌아가면 무언가 새로운 것이 나오지 않을까 라는 생각을 했었죠”
안두진 작가는 세련됨보다 어눌함을 선택했다. 완결된 것보다는 가능성을 향해 무궁무진하게 열려 있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이마쿼크라는 개념은 다른 한편 무한한 가능성을 암시한다. 그것은 존재했던 개념이 아니라 작가의 발전과 더불어 무한 증식할 수 있는 개념이기 때문이다. 결코 회화에 국한되지 않으며 모든 미술사적 요소를 아우르는 개념이다.
빙 둘러싸는 그림 <지평선>처럼 하늘은 격정적인 붓질이 풍부한 회화적인 느낌으로, 땅은 중세 북유럽풍 그림처럼 세세하게 묘사되어 있다. 꿈틀거리는 붓질로 묘사된 먹구름과 그 사이로 비치는 형광색 햇살, 몰려드는 해일, 세세하게 묘사된 숲과 곳곳에서 솟아오르는 형광색 불길 등 모든 요소가 서로 상반되고 이질적이다.
마지막으로 〈거기〉라는 제목의 숲 그림. 정확한 지명 대신 불분명한 명칭을 부여한 결과, 모호하지만 더 많은 상상의 가능성이 생겨났다. “‘거기’는 최종 목적이 아닌, 바로 그 직전의 단계에 멈추는 순간들을 의미합니다. 분석이 아니라 직관이죠. 직관으로 본질에 도달하는 것을 의미하는 용어가 있을 것 같아요. 그 언어를 찾고 있습니다.” 이처럼, 만족할 때까지 그는 찾을 것이고, 그의 말대로 현대미술은 이런 모색의 과정 자체를 작품이라고 부른다.
There, 2014
There,2014
Oil on canvas
91 X 116.5 c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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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에이치 얼라이언스
참고 | 이화익 갤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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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 문의 | sylvia@h-alliance.com